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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려령 작가의 [트렁크] 소설을 원작으로 박은영 작가가 대본을 집필하고, 김규태 감독이 연출한 <트렁크>. 생각만 해도 떨리는 공유와 서현진의 조합인 [트렁크]라는 미스터리 멜로물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드라마 트렁크 공유,서현진
    드라마 트렁크 공유,서현진

    드라마 <트렁크> 줄거리

    재미있게도 그동안 흔한 설정인 계약결혼 이라는 단어가 아닌, 기간제 결혼 서비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관계의 이야기입니다. 돈 많은 음악 프로듀서 한정원(공유)과 평범한 회사원 노인지(서현진)는 닳고 닳은 갑을 관계로 시작됩니다. 남자는 돈 많고, 여자는 그에 비해 평범한 그 부분. 이런 건 좀 지루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공유 배우의 팬으로서, 부자로 나오니 좋긴 합니다. 하여튼, 한정원의 전 부인이 결혼 매칭 회사 NM에 한정원의 배우자를 의뢰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전부인이 전남편의 결혼을 좌지우지한다니 어떤 비밀이 있는지 궁금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결혼 매칭 회사 NM을 다니는 노인지는 결혼을 네번이나 마친 베테랑 직원입니다. 물론 사랑과 결혼에 불신을 품게 되는데 마음이 피폐해지면서 결혼을 피하게 됩니다. 그러나 회사에서 그걸 두고 볼리가 없습니다. 회사에서는 별다른 이유 없이 세 번이나 결혼을 거부한 직원은 해고합니다. 이미 두 번이나 결혼을 피했던 노인지는 별 수 없이 다섯 번째 결혼을 하러 가고, 그 대상이 한정원입니다. 예고편에서 한정원이 이렇게 묻습니다. "그쪽을 와이프...라고 말하면 됩니까?"라고요. 한정원과 노인지의 관계가 변할 암시입니다. 시청자들은 외롭고 쓸쓸하고 아파하는 주인공들을 그냥 두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관계가 점차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하죠. 예고편만 봤을 뿐이지만 김규태 감독의 세심한 표현들이 보입니다. 위 대표사진에서는 거리를 두고 서로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진짜와 가짜 모든 것이 뒤얽힌 비밀스러운 결혼'이라는 문구도 있습니다. 진짜 부인은 행복하라는 미묘한 말을 하고, 가짜 부인은 마음이 일부 결핍된 상태입니다. 그 사이에서 한정원의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같은 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서로의 상처를 공유하고 치유하게 됩니다. 사람이란 그렇죠. 힘든 일은 사람과 다시 치유가 됩니다. 물론 이 주인공들은 그러기엔 앞을 막는 감정들이 남아서 더딜 뿐입니다. 과거 상처를 입은 노인지가 사랑에 대해 고민하고 갈등하고, 한정원은 전 부인을 마음에서 놓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닙니다. 물속에 가라앉는 트렁크를 바라보는 노인지. 그녀는 "난 결혼이 역겨워요."라고 말함으로써, 마음의 피폐 정도를 드러냅니다. 한정원의 전 부인도 빌런으로써 무슨 역할을 할까요? 한번 보고 노인지를 스토킹 하는 남자를 압박하여 가둔 NM 회사는 어떤 조직일까요? 이 드라마가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 비판, 혹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현실의 결혼은 저렇게 거창하거나 비극적이기만 한 건 아닙니다. 시청자들도 잘 걸러서 보시면 좋겠습니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니까요. 결국 죽음을 택한 노인지가 되는지, 티저에서 시청자를 잘 낚았는지 빨리 보고 싶습니다. 대부분이 정상적이지 않은 이 상황들을 감독과 작가는 어떻게 엮어냈을까요? 몰입감과 섬세한 표현을 잘 이끌어내는 감독과 작가, 배우들. 좋은 드라마로서 제 기억에 오랫동안 남았으면 합니다. 물론 청소년관람불가니까 나름의 서비스도 기대해 봅니다.

     

     

    영화 등장인물 공유, 서현진

    한정원역을 맡은 공유는, 드라마와 영화 모든 면에서 다수의 히트작을 갖고 있는 대배우 입니다. 외적인 모습도 멋있지만 목소리와 눈빛으로 연기하는 '일단 믿고 보는 배우'입니다.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풋풋한 사장으로 나왔을 때도 좋았고, 천만관객 [부산행]에서 좀비 사태에서 딸을 보호하는 부성애를 잘 표현할 때도 좋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공유 배우를 말하면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란 드라마가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백상예술대상에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함은 물론, 케이블 드라마에서 최초로 20% 시청률을 냈죠. 작가,연출,감독,음악,배우 모든 것이 완벽한 드라마였습니다. 이번 [트렁크] 드라마 역시 완벽한 출연진들이라 목 빠지게 공개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노인지역을 맡은 서현진 역시 '일단 믿고 보는 배우'입니다.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여주인공 윤서정 역을 열연하여 호평을 받았고, [또 오해영]으로는 백상예술대상의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원작

    기본적으로 19금입니다. 그러나 주연 배우들의 연기 스타일상, 9금 일 수도 있겠습니다. 스릴러/미스터리로 각색되면서 19금이 된 것 같습니다. 원작의 노인지는 트렁크를 버리면서, 20대 시절의 가짜 결혼에서 파생된 여러 감정을 정리합니다. 드라마에서는 스릴러가 강조되면서 다른 장면들이 많이 추가된 것 같습니다. 원작에서는 사랑과 결혼에 대한 깊은 고민을 다룹니다. 김려령의 필력도 좋으니 원작도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